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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주거트렌

미세먼지가 바꿔 놓은 주거 트렌드 3선

리서치센터 여경희
2019.04.10 조회수2,443

숨 쉬는 게 무서운 세상이 됐다.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 때문이다. 미세먼지란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나 자동차의 배기가스에서 발생하는 물질로, 그 크기는 머리카락의 20분의 1정도 작다. 때문에 호흡 시 코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폐까지 유입돼 건강에 위협을 끼친다. 사계절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로 인해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된지는 오래이고, 등산이나 나들이 등 외부활동 대신 실내활동을 하려는 경향도 늘었다. "먼지"가 우리 일상을 바꿔 놓은 것이다.


미세먼지는 일상을 넘어 주거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치품에 속했던 공기청정기가 에어컨과 마찬가지로 필수가전이 된 것이 그 예다. 심지어 방마다 공기청정기를 두는 집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판매된 공기 청정기는 총 180만대. 2016년 69만대가 팔린 데 비해 2년 만에 판매량이 3배 가량 증가했다.

건설사들도 공기청정시스템을 도입한 아파트들을 발 빠르게 선보이고 있다. 단지 내 공기 질에 따라 불빛이 달라지는 "미세먼지 신호등"을 설치하거나, 1층 현관에 들어서면 자동으로 바람이 미세먼지를 털어내는 장치가 개발됐다. 또 세대 내 창호에 미세먼지 저감필터를 적용해 미세먼지 걱정 없이 창문을 열어 환기할 수 있도록 하고, 사물인터넷과 연계해 미세먼지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환기하는 시스템도 마련된다. 하지만 환기시스템이 빌트인 옵션으로 제공되면, 분양가가 올라가는 단점이 있다. 또 환기시스템이 실시간 가동돼야 하기 때문에 다소 비싼 관리비가 부담될 수 있다.


비용을 들여 공기청정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아도 되는, 쾌적한 입지에 거주하려는 이들도 늘고 있다. 최근 "숲"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숲세권" 아파트의 인기는 역세권 아파트를 능가한다. 이는 단지명에 "포레", "파크"가 들어간 아파트들의 높은 청약성적으로도 증명된다. 올해 1월에 분양된 경기 성남시 "위례포레자이"는 1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서울 "e편한세상 청계센트럴포레"의 경우, 시세 수준 분양가로 공급됐음에도 수요가 몰렸다.
숲세권의 장점은 쾌적함에 그치지 않는다. 아름다운 조망권을 누릴 수 있을뿐더러 집 가까이에서 산책과 여가를 즐기면서 정서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아예 미세먼지 청정지역에 위치한 전원주택으로 이사하는 수요도 나타났다. 과거 은퇴자들이 전원주택의 주된 수요였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층들도 전원주택에 관심을 갖는 추세다. 아이들은 저항력이 낮아 성인에 비해 미세먼지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또 공기가 맑은 지역에 주말을 보낼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는 이들도 늘었다. 국토교통부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도별 제주도 주택 매매건수 중 서울에 사는 사람이 매입한 비중은 △2016년 (7.6%) △2017년 (7.9%) △2018년 (8.4%)로 매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편의시설이 집중된 도심과 달리 외곽의 세컨드 하우스는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수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한편 "청정 제주"조차 미세먼지 "나쁨" 상태가 이어지면서 미세먼지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미세먼지를 피해 이민을 고려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마음 편히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수년 내 올 수 있을까?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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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희
 

여경희수석연구원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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